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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회후기]309회 하이파이 클럽 시청회 후기

작성일 2020-04-22 11:44

본문

 


 


 

 

최근 DAC에 네트워크 플레이 기능을 추가한 제품이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멜론이나 벅스, 아니면 타이달이나 코부즈 같은 스트리밍 음원으로 음악 감상을 많이 하기 때문이죠. 게다가 스트리밍 음원도 디지털 음원이기 때문에 DAC 앞단에 해당 ‘네트워크 모듈’을 붙여주기만 하면 별도 기기 구성 없이도 한 섀시로 스트리밍 음원을 양질의 DAC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주목할 만한 제품이 이번 309회 하이파이클럽 시청회 주인공인 BDA-3.14입니다. BDA? 아마 애호가들이라면 익숙한 이름일 것입니다. 국내에도 유저가 꽤 많은 캐나다 브라이스턴(Bryston)의 베스트셀러 DAC BDA-3의 바로 그 BDA입니다. BDA는 2008년에 처음 출시돼 2012년에 BDA-2, 2016년에 BDA-3로 진화했습니다.

 

BDA-3.14는 이러한 BDA-3에 네트워크 모듈을 장착한 스트리밍 DAC입니다. 모델명에 들어간 3.14, 즉 파이(Pi)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브라이스턴의 가성비 네트워크 플레이어 BDP-Pi의 핵심 모듈을 BDA-3에 이식했습니다. BDA-3와 BDA-3.14 가격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 것도 BDP-Pi가 염가형 라즈베리파이(Paspberry Pi) 보드를 기반으로 했기 때문입니다.


 


 

 

브라이스턴과 BDA

 

 

브라이스턴은 엔지니어 토니 바우어(Tony Bower), 스탄 립(Stan Rybb), 존 스톤보로(John Stoneborough)가 1962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에 설립했습니다(현재는 온타리오주 피터버러). 사명은 이들 세 사람의 성(B-Ry-Ston)에서 따왔습니다. 처음에는 오디오가 아니라 NASA에 혈액분석장비를 납품했으며, 1968년 NASA 엔지니어 존 러셀(John Russell)이 인수한 후 오디오 제작업으로 업종을 변경했습니다.

 

브라이스턴의 첫 앰프는 1973년에 나온 100W급 Pro-3이었고, 명성을 얻은 것은 존 러셀의 아들인 크리스 러셀(Christopher Russell)이 설계해 1976년에 출시한 4B였습니다. 250W(8옴) 출력의 4B 앰프는 이후 4B E, 4B NRB를 거쳐 1999년 4B ST(ST는 당시 브라이스턴 개발자 Stuart Taylor의 약자), 2006년 4B SST(ST의 스페셜 버전), 2009년 4B SST2(스퀘어드/Squared/제곱 버전), 2016년 300W 출력의 현행 4B3(신설계 큐브드/Cubed/3제곱 버전)로 진화했습니다.

 

 

 

 

브라이스턴이 작정하고 만든 1000W(8옴)짜리 플래그십 모노블록 파워앰프는 2006년에 나온 28B SST가 시작이었습니다. 이 모델 역시 스퀘어드(28B SST2. 2009년) 시리즈를 거쳐 현재 큐브드(28B3. 2016년) 시리즈로 진화했습니다. 브라이스턴의 최신 큐브드 시리즈는 지난 2013년 작고한 엔지니어 이안 살로미(Ioan Alexandru Salomie)가 개발한 새 회로를 기반으로 했습니다.

 

브라이스턴 최초의 DAC인 BDA는 2008년에 BDA-1 이름으로 출시됐습니다. 브라이스턴 최초의 CD플레이어 BCD-1(2007년)이 출시된 바로 다음 해였죠. BDA-1은 크리스탈 CS-4398 칩을 채널당 1개씩 써서 16비트, 48kHz까지 컨버팅하는 DAC이었습니다.

 

* BDA-1 : CS-4398 칩 x 2, USB-B x 1, 동축(RCA) x 2, 동축(BNC) x 2, 광 x 2, AES/EBU x 1

 

이후 2012년에 나온 BDA-2는 AKM의 32비트 AK4399 칩으로 변경, USB 입력 스펙을 24비트/192kHz로 높였습니다.

 

* BDA-2 : AK4399 칩 x 2, USB-B x 1, 동축(RCA) x 2, 동축(BNC) x 2, 광 x 2, AES/EBU x 1

 

그리고 2016년에 나온 BDA-3는 마침내 DSD 디코딩을 지원하게 됐습니다. USB 입력 스펙도 32비트/384kHz로 높아졌죠. 하지만 BDA-3가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무엇보다 HDMI 입력 단자를 갖춘 점입니다. 그것도 4개나 말입니다. 이처럼 풍성한 HDMI 입력 단자를 갖춘 DAC, 이것이야말로 BDA-3이 다른 DAC과 차별화를 이루는 시그니처라 하겠습니다.

 

* BDA-3 : AK4490 칩 x 2, USB-B x 2, 동축(RCA) x 1, 동축(BNC) x 1, 광 x 1, AES/EBU x 1, HDMI x 4


 


 

 

BDA-3.14 기본 팩트 체크

 

 

 

 

BDA-3.14는 기존 BDA-3에 BDP-Pi의 네트워크 플레이어 기능을 합친 스트리밍 DAC입니다. BDP-Pi는 라즈베리파이(Raspberry Pi)와 하이파이베리(HifiBerry)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네트워크 플레이어로, 타이달(Tidal)과 코부즈(Qubuz) 스트리밍 음원을 다이렉트로 재생할 수 있습니다. 룬 레디(Roon Ready) 인증도 받았죠. 또한 USB-B 입력 단자가 있어서 PCM은 32비트/384kHz까지, DSD는 DSD128까지 받아들여 디지털 출력(USB, AES/EBU, 동축)을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BDA-3.14는 BDP-Pi에서 DDC 기능을 빼고 네트워크 스트리밍 기능만을 품에 안에 제품으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스트리밍 스펙 역시 룬 레디, 타이달, 코부즈 다이렉트 재생, 인터넷 라디오 재생 등 BDP-Pi와 동일합니다. 이더넷 단자를 통한 스트링 음원은 최대 24비트, 192kHz PCM 음원까지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또한 브라이스턴 BDP 모델들의 자체 컨트롤 소프트웨어인 Manic Moose도 쓸 수 있습니다. 다른 디지털 입력 스펙이나 디지털 볼륨단 등은 기존 BDA-3과 동일합니다.

 

 

 

 

* 디지털 입력 단자 : HDMI x 4, 비동기 USB-B x 2, 동축 x 2(BNC, RCA), 광 x 1, AES/EBU x 1

* 디지털 입력 스펙 : PCM 32비트/384kHz(USB), PCM 24비트/192kHz(AES/EBU, 동축), PCM 24비트/96kHz(광), DSD64(HDMI, USB), DSD128(USB), DSD256(USB)

* 아날로그 출력 단자 : XLR 1조, RCA 1조

* 디지털 출력 단자 : USB-B x 1, HDMI x 1

* DAC 칩 : AK4490 칩 x 2

* 아날로그 출력단 : 디스크리트 클래스 A 증폭

* 전원부 : 토로이달 트랜스, 평활 커패시터 등 리니어 구성

* 기타 : 디지털 볼륨단 마련, MQA 지원 안 함


 


 

 

시청회 세팅

 

 

 

 

하이파이클럽 제1시청실에서 진행된 시청회에는 브라이스턴의 플래그십 모노블록 파워앰프 28B3와 B&W의 플로어스탠딩 스피커 802D3를 동원했습니다. 1부에서는 브라이이스턴의 프리앰프 BP-173를 투입해서 들었고, 2부에서는 파워앰프에 직결해 음질을 맞비교 해봤습니다. 음원은 웨이버사 W Core를 룬 코어로 활용, 주로 룬(Roon)으로 코부즈 스트리밍 음원과 코어 저장 음원을 들었습니다. 

 

 

 

 

또한 이번 시청회에는 '무려' 지난 2010년에 나온 오포의 옛 모델 BDP-93도 등판했는데, 이는 구형 플레이어에서 디지털 출력했을 때에도 BDA-3.14가 제 실력을 발휘하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였습니다. 물론 BDA-3.14의 장기를 살려 HDMI 케이블로 연결했습니다. 한편 BDA-3.14의 기본 세팅은 파워앰프 직결을 전제로 풀 파워보다 -60dB 낮은 값으로 세팅돼 있으며, 별도 프리앰프에 연결할 경우에는 이를 0dB(100%)로 올리면 됩니다. 

 

 

Sarah McLachlan - Angel

Surfacing

 

브라이스턴 풀 시스템(스트리밍 DAC + 프리 + 모노 파워)을 들은 첫 곡은 배음이 풍부하고 입자감이 고우며 공간감이 잘 느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대역 밸런스와 해상력도 괜찮아서 악기와 보컬의 음색이나 음상도 정확히 드러나네요. 프리앰프 덕이 크겠지만 무대의 탁 트인 개방감에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스튜디오 녹음 특유의 잔향감이나 풍성한 음수는 시스템 최선단에 선 스트리밍 DAC, BDA-3.14가 제 몫을 해주지 못했으면 불가능했으리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라즈베리파이 + 하이파이베리 모듈 소리는 처음 들어봤는데 그야말로 가성비 끝판왕이라 할 만합니다. 이 가격대 스트리머로는 참으로 톤이 좋은 소리를 들려줬습니다. 


 


 

 

BDA-3.14의 시그니처 :

라즈베리파이 + 하이파이베리 네트워크 모듈

 

 

라즈베리파이는 신용카드 크기의 리눅스(Linux) 기반 초소형 컴퓨터 보드로, 2012년 처음 등장한 이래 프로그래머들의 간편한 코딩 도구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크기는 작지만 CPU, GPU, RAM을 비롯해 외부 기억장치 활용을 위한 SD카드 슬롯 등을 모두 갖췄습니다. 가장 최근 버전인 라즈베리파이 4 모델은 1.5GHz 쿼드코어 64비트 ARM Cortex-A72 CPU를 장착했습니다.

 

하이파이베리는 이러한 라즈베리파이 보드와 연결을 전제로 한 상용 네트워크 브릿지입니다. 즉, 룬의 전용 프로토콜인 RAAT(Roon Advanced Audio Transport)를 깔았다는 것이죠. 룬 홈페이지에 가보면 하이파이베리가 룬 레디(Roon Ready) 인증을 받은 파트너, 룬 브릿지(Roon Bridge)로 소개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 네트워크 프로토콜은 TCP/IP(Transfer Control Protocol/Internet Protocol)를 쓰고, 스트리밍 음원은 최대 24비트, 192kHz PCM 음원까지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자체 컨트롤 소프트웨어인 Manic Moose도 마련됐습니다.

 

 

Michael Buble

Fly Me To The Moon/You’re Nobody ’Til Somebody Loves You

Buble!

 

하이파이클럽 시청회의 단골 테스트곡인데 마이클 부블레의 목소리가 촉촉하고 딕션이 분명하게 들리네요. 피아노는 보컬 아래에 선명하게 등장해 자신의 음을 귀에 쏙쏙 집어넣어 주고 있습니다. 이 밖에 템포감이라든가 SN비, 무대의 전망가, 또렷한 음상 등 거의 흠잡을 데가 없는 무대가 펼쳐집니다. 눈길을 끄는 것은 8옴 1000W 대출력 모노블록 파워앰프를 거친 소리인데도 저역이 너무나 자연스럽고 매끄러우며 타이트하다는 것입니다. 고역은 스무드하면서도 투명하고, 보컬이 주도하는 중역은 선명하기 짝이 없습니다. 지금이 룬으로 스트리밍 음원을 듣고 있는 상태라는 사실을 자꾸 잊어먹을 정도로 완성도와 찰기가 높은 재생음이 계속됐습니다. 

 


Dave Weckl - Heads Up

Heads Up

 

이 곡은 드럼이 주도하는 매크로 다이내믹스, 즉 음의 파워와 에너지를 살펴보기 위해 시청회에서 자주 듣는 곡입니다. 그동안 기라성 같은 하이엔드 기기들이 어깨를 으쓱하며 과시하던 '타이트하고 탄성이 있는 저역'이 아무렇지도 않게 재생됩니다. 마치 트램펄린 위에서 음들이 폴짝폴짝 뛰어노는 것 같습니다. 트럼펫은 센 음량으로 등장할 때에도 결코 쨍한 소리를 들려주지 않았고, 무대의 높이와 안길이도 훌륭하게 펼쳐졌습니다. 이 밖에 음들이 야위지 않은 점, 강단이 분명한 점, 어느 한순간도 질척거리지 않고 쏜살같이 달려가는 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곡 재생이 끝나자 "이 곡 특유의 무게감을 잘 표현했다"라는 반응이 참석자분들 사이에서 나왔습니다. 


 


 

 

BDA-3.14의 시그니처 :

4개 HDMI 입력 단자, 1개 HDMI 출력 단자

 

 

 

 

아주 예전 DVD 플레이어와 TV를 연결할 때는 3가지 색깔의 영상용 컴포넌트 케이블을 써야 했습니다. 그리고 음성 연결을 위해서는 2가지 색깔의 컴포지트 케이블을 써야 했죠. 이같은 아날로그 케이블의 불편함과 낮은 품질을 극복하기 위해 2002년에 등장한 것이 디지털 인터페이스인 HDMI(High Definition Multimedia Interface)입니다. 케이블 하나로 영상과 음성을 고품질로 전송할 수 있는, 말 그대로 '고해상도 멀티미디어 인터페이스'인 것이죠. HDMI는 영상과 음성 신호 외에 HDCP(High-bandwidth Digital Content Protection)라고 하는 저작권 보호용 암호화 신호도 함께 전달됩니다. 

 

HDMI는 버전이 많습니다. 이를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HDMI 1.0(2002) : 최대 전송 대역폭 4.95Gbps, 최대 전송 해상도 1080p

* HDMI 1.3(2006) : 최대 전송 대역폭 10.2Gbps로 향상, 최대 전송 해상도 2560p로 향상

* HDMI 1.4(2009) : 최대 전송 해상도 4096p로 향상, 3D 영상 지원 시작, 이더넷 신호 전송 기능 추가

* HDMI 1.4a(2010) : 3D 영상 전송 능력 강화(최대 1080p), ARC 지원 시작

* HDMI 2.0(2013) : 최대 전송 대역폭 18Gbps로 향상, 3D 영상 전송 능력 강화(최대 2160p)

* HDMI 2.0a(2015) : HDR(High Dynamic Range) 비디오 지원 기능 추가

* HDMI 2.1(2017) : 최대 전송 대역폭 48Gbps로 향상, 최대 전송 해상도 10Kp로 향상, HDR10+ 지원 추가

 

BDA-3도 마찬가지지만 BDA-3.14가 돋보이는 것은 HDMI 입력 단자를 4개나 갖췄다는 것입니다. HDMI 1~3번 단자는 HDMI 1.4a 버전과 HDCP 2.0 버전, HDMI 4번 단자는 HDCP 2.2 버전을 지원합니다. PCM과 DSD 포맷은 지원하지만, 돌비 디지털이나 DTS 같은 서라운드 포맷에는 대응하지 않습니다. 스테레오 음악 감상에 최적화된 것이죠. HDMI 출력 단자는 비디오 신호를 TV나 서라운드 프로세서에 바이패스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시청회 2부는 지금은 단종된 오포의 BDP-93 플레이어를 HDMI 케이블로 출력, BDA-3.14의 디지털 입력단과 컨버팅 성능에 집중해봤습니다. 

 

 

Anne-Sophie Mutter, James Levine, Wiener Philharmoniker

Zigeunerweisen

Carmen-Fantasie

 

CD를 재생했는데, 확실히 스트리밍 음원 때에 비해 음의 매끄러움이나 촘촘함이 더 늘어납니다. 음의 윤기와 점액성, 밀도감이 늘어났다고나 할까요. 이는 패킷 형태로 분할 전송되는 스트리밍 음원의 태생적 한계가 아닐까 싶습니다. 어쨌든 재생음의 무게감과 호소력, 현장감이 아주 만족스러운 수준으로 펼쳐집니다. 다이내믹 레인지도 증가했고, 여린 음들에 대한 표현력도 제법 많이 증가했네요. 바이올린 소리에는 메마른 구석이 일절 없습니다. CD를 재생하니 전체적으로 음과 무대의 폼(form)이 좋아졌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다만 저역의 펀치감은 구형 플레이어라서 그런지 스트리밍 재생 때에 비해 다소 약해진 것 같습니다. 


 


 

 

비교 테스트 : 직결 vs 브라이스턴 프리앰프 BP-17

 

 

BDA-3.14는 역시 BDA-3과 마찬가지로 디지털 볼륨단이 있어서 파워앰프에 직결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프리앰프 BP-173에 연결해서 들은 만큼 이번에는 28B3에 직결해 AB 테스트에 들어갔습니다. 두 기기 연결에는 밸런스(XLR) 인터케이블을 활용했습니다.  

 

 

Salena Jones - You Don’t Bring Me Flowers

Best Audiophile Voices IV

 

먼저 프리앰프가 있는 상태에서 들어보면, 베이스 악기의 무게감이라든가 보컬의 디테일이 돋보입니다. 피아노의 존재감도 확연하고 무대의 공간감도 잘 느껴집니다. 다이내믹 레인지가 넓은 점도 관찰됩니다. 이어 프리앰프를 빼고 BDA-3.14를 파워앰프에 직결하면, 아쉽지만 음수가 줄어드는 모습이 눈에 띕니다. 저음 역시 약간 풀어지고 까칠해지는 인상도 받았습니다. 역시 프리앰프의 존재 이유라 할 것입니다. 하지만 기대만큼 아주 큰 차이는 아니며 무엇보다 배음 같은 미시 정보들이 잘 유지되는 점이 만족스럽니다. 요약하면 프리앰프가 있으면 질감과 에너지감이 늘어나고, 파워앰프 직결 시에는 투명도가 늘어난다 하겠습니다. 때문에 보컬 곡은 프리앰프가 있는 게 유리하고, 클래식 재생은 직결이 보다 좋은 결과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 

 

 

Noah Geller, Michael Stern, Kansas City Symphony

Introduction and Rondo Capriccioso

Saint-Saens Symphony No.3

 

파워앰프에 직결해 들어보면 깨끗한 음과 자근자근 펼쳐지는 배음, 그리고 재빨리 오르내리는 트랜지언트 능력이 도드라집니다. 선명하고 쾌적하며 대역 밸런스가 잘 잡힌 재생음이네요. 하지만 역시 무대의 공간감이라든가 에너지감은 프리앰프 투입 시에 비해 뒤처집니다. 음들이 약간 앞으로 들이대고 공격적인 모습도 포착됩니다. 이어 프리앰프를 투입하면 무대의 원근감이 살아나고 바이올린의 입자감도 좋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칼라 브루니의 ‘The Winner Takes It All’(French Touch)을 파워앰프에 직결해 들어보면 보컬 특유의 비음이 생생하고 비올라와 기타의 음상도 정확히 분리돼 재현됩니다. 전체적으로 가지런히 구획 정리된 무대입니다. 사운드스테이지가 약간 얇은 점을 빼놓고는 음끝을 오래 끌고 가는 등 기대 이상의 '직결' 성능을 보였습니다.


 


 

 

시청회를 마무리하며

 

 

 

 

브라이스턴의 베스트셀러 BDA-3의 저력을 절감한 시청회였습니다. 스트리밍 DAC을 신제품으로 내놓지 않고, 검증이 끝난 자사의 인기 DAC을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으로 대처한 점이 대단합니다. 그것도 라즈베리파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했다는 점에서 브라이스턴의 실용주의를 잘 알 수 있습니다. 덕분에 가격도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쳐 유저 입장에서는 참으로 '착한' 제작사가 아닌가 싶습니다. HDMI 입출력 단자를 지원하는 DAC이 네트워크 스트리밍이라는 날개까지 달았으니 이제 전천후 실용 병기가 출현한 것 같습니다. 특히 유튜브와 넷플릭스 콘텐츠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요즘, BDA-3.14의 진가는 더욱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시청회에 참석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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